2012년 3월 1일 목요일

보내지 않은 편지


 잘 지내나요??
방금 요즘 소식을 알 수 없는 현정언니에게 썼던 메일이 꾸진 노트북 버튼 하나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날아가서 다시쓰다 또 날렸지 뭐에요.
   이젠 아예 메모장에 쓰고있답니다.
생각을 바꿔서 모두에게 말한다면 좋을거라 생각해서 현정언니에게 가 아니라 모두에게 로 바꿨어요. 그래봤자 당신들 세사람 이지만..ㅋㅋㅋㅋ

 요즘 기분도 너무 이상하고 당신들이 너무 보고싶어요.
이제 저도 덜 바빠졌고 독립도했어요. 마침내!! 물론 엄마돈으로지만요..
학교 후문에 있는 원룸을 구했답니다.
혼자살게되면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꽤 답답하고 외롭네요.
  개강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좀 나아지겠죠?

 요즘에 속이 너무 작아진 느낌이 들어요.
사람들이 싫은건지 내가 싫은건지..
 지금 겪고있는 머릿속의 문제가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난 계속 생각하고 써야해요.
외로워요 하지만 사람들과 있기가 너무 싫어요 사람들이 하는 말도 듣기가 너무 싫어요.
미치겠네요 아휴.
내 이야기를 하기도 싫고 (단순히 귀찮기때문일 뿐 일까요?)
내 얼굴을 보여주고 내 행동을 보여주기도 싫어요.
이러다 난 평생결국 영영 혼자가 될 지도 몰라요.

일시적인 현상일거에요 잠시 사춘기가 왔나봐요

생활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니까 저도 모르게 정신적 충격이 생겼다고 믿어야겠죠.
이제 슬슬 봄이오면 난 예전으로 돌아갈거에요 ㅜㅜㅜㅜㅜ
아니면 난 원래 이런 사람이었을지도..
당신들이 그립고 여행이 그립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리워요.


운명의 지배를 너무많이 받는다고 생각해요.
이 한문장으로 설명하기엔 너무 드라마퀸같아 보이겠지만,
엘리를 만나고 부터, 인생이 변하기 시작하고부터, 혹은 훨씬 전 부터.

물론 드라마틱한 인생의 영화 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 평범한 운명이겠지만ㅋㅋㅋ
아마 그 이유를 좀더 설득력있게 말하자면, 제 뇌는 과장을 참 잘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.
(가끔은 간간히 ost를 넣어주는 것 같기도..) 조그만 번뇌라도 롤러코스터를 타는것같은 공포를 느끼고 특정한 누군가의 접근이 싱글맨의 한 장면처럼 희망이 쨍쨍한 해처럼 쏟아지듯 내 시야를 환하게 만들어요.
물론 엘리를 만난건 꽤 드라마틱 했었죠.

사람들 한가운데에서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가도, 어느 순간 눈을 떠보면 (오늘 아침같이)
모두와 차단되어있어요.
오늘은 이사한 친구집에서 옛날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길이에요.
기억해보면 오늘 참 무례하게 굴었네요. 아무런 관심 없이 듣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왔어요.
사람들 속에서 얼마나 외로웠는지 몰라요.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요.
오는 길에 누군가에게 전화라도 해보려고 핸드폰을 봤는데 이상하게 연결이 갑자기 끊겼답니다.


원하던 학교에 들어가고, 여행을 가고, 혼자 살기 시작하고, 내가 당당하게 행복해지기 위해 세웠던 계획을 다 실행했는데 이젠 또 뭐가 문제일까요??

하지만 지금 이 어려운 순간을 고치기위해서 어떤 인위적 노력을 하고싶지는 않아요.
말했다시피, (뭐 구지 이렇게 말하자면) '운명'이 알아서 해놓을 거에요. 지금껏 그래왔듯이요.

난 내가 진정 원하는 걸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둔감하고 멍청해요. 자기 객관화가 덜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.
하지만 항상 그것은 날 딱 맞는 시간에, 딱 맞는 장소로 데려다 놨던 것 같아요.
꽤 긍정적이죠.
사실 어떤 책에도 나왔다시피 선택은 내가하는게 아니라 운명이하는거라구요.
(운명이든지 인생이든지 신이든지 그것에 갖다붙일 단어는 참 많네요.)

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조금은 무서워보이나요?? 모르겠어요. 난 그냥 내가 사는세상이, 내 인생이 도대체 뭘 위한거냐는 생각이 계속 나를 괴롭히고 있어 내세운 제 모자란 생각일지도 몰라요.

어떤 지혜로운 사람의 조언을 받는다면 참 좋을지도 모르겠지만. 혼자 자연스레 해결하고 싶네요. 아니, 혹시 이게 제가 공을들여 싸워야 할 문제인가요? (이 문제를 적절한 단어로 명명하기도 힘드네요.) 작년에 학교를 들어가기위해 시작했던 단순한 입시었지만 결국엔 그게 내가 나를 마주하게 했었던 고통스럽고 치열했던 과정이었던 것처럼. 내가 꼭 투쟁하듯 몸부림쳐야만 얻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 내가 이것을 위해 싸워야 하나요? 아니면, 내가 문제를 너무 확대시켜 보고있는걸까요?

조금있으면 화분을 가지러 꽃가게에 가야해요. 가게가 열시까지라..

꽤 많이썼네요.나도 사실 내가 뭐라고 말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원래 이렇게까지 쓸 작정은 아니었는데ㅋㅋㅋㅋ
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내 문장이 너무 형편없어서 혹은 머릿속에서 뒤엉킨 이상한 생각들이라서.

하지만 누군가에게, 누군가 내가 지금 너무나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었어요. 내가 생각하기엔, 난 사람들의 눈치를 너무 많이 살피느라 (몇몇사람들은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) 말을 잘 안하거든요.

지금 몸 어딘가가 아프다는 걸 알아요. 난 건강해지고 싶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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